봄이..오려고 그러는 거야
2024-02-15 14:15 ・ 적적(笛寂)

아침에 일어나자 창밖 풍경이 멀게만 느껴졌습니다. 집 밖을 나오자 그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안개... 수몰 되는 도시의 한 작은 지점에서 안개가 밀려 들고 있었습니다. 점점 더 밀도를 넓혀가며 거리를 좁혀 걷지 못하는 사람은 지우개로 지우듯이 사라져갔습니다. 안개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난 뒤 출근을 하였습니다.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제법 굵은 빗방울이 쏟아져 내렸습니다. 미처 우산을 준비하지 못한 사람들은 뛰지도 않은 채 신호등 아래 서 있습니다. 


건널목에 같이 서서 같이 비를 맞아주고 싶은 생각을 참아내느라 자리로 돌아와 앉아 열심히 일하는 척하고 있었습니다. 연이어 비도 멈추고 창밖을 다시 보자 눈이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빗물 위로 눈이 쌓일 수 없다는 걸 아는지 눈의 무게도 제법 나갔습니다.

  

점심을 먹으러 나갈 땐 아침 기온과는 다르게 무척 춥고 바람이 거칠었습니다. 하늘은 여전히 흐렸으며 두 시 이후부터 하늘 속의 하늘이 모습을 드러내며 햇살이 눈에 부셨습니다.

  

집으로 돌아와 입고 나갔던 겉옷을 털어내자 안개와 비, 그리고 눈이 잦아드는 모닥불 타는 소리를 내며 바닥으로 떨어졌습니다. 

  

이런 날이면 생각나는 사람이 있더라 

  

그런 문자 하나를 받았습니다. 이런 날이면 거리를 싸돌아다니며 하늘을 바라다보며 신발이 다 젖어야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 말이다.

오늘도 기분이 좋은 거냐 라구요.

이런 날이 미친 듯이 좋습니다.

왜 좋은지 물어보았는데 잘 모르겠다고 합니다. 이런 날이 많지 않은 이유도 있겠지만 겨울이 녹아내리고 특별한 봄이 오는 시절이라 그럴지도 모릅니다.

  

밤 산책을 다녀옵니다. 대부분 같은 시간에 산책을 다녀오는데 오늘은 그 자리에 그 달과 그 별이 있었습니다. 당연한 일들이 새 양말을 신은 것처럼 행복했습니다.

  

봄이니까. 꽤 오래전부터 봄을 기다리고 있었으니까. 나도 모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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