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나요 그곳엔
2024-02-04 23:49 ・ 적적(笛寂)

그곳에도 비가 오나요? 

입춘이 지나고 비가 옵니다. 아마도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오늘은 비가 왔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게 무슨 요일이었는지 기억할 순 없지만, 입춘이 지난 다음 날에 비가 왔었죠. 물론 그 이후에도 계속된 비로 우산을 쓰고 이미 젖은 신발을 투덜거리며 그때도 지금도 출근을 하고 있었겠죠

  

가장 어두울 때 깨어납니다. 그렇게 깊은 어둠은 바닥을 차고 올라 참았던 숨을 가쁘게 내쉬는 태양으로 이내 환해져 버립니다. 오늘은 월요일입니다.

  

지난번 비가 그친 거리를 산책하며 바람을 막느라 설치해둔 천막 안으로 스며둔 빗물이 지구 중심을 향해 질주하는 모습을 바라다보았습니다. 간혹 지나가는 사람 중에 제 곁에 서서 제가 바라보는 쪽을 쳐다보다 사라지곤 하였죠.

  

이제 갓 태어난 새끼 쥐 눈동자만큼 커다란 물방울이 투명한 천막을 기대고 미끄러져 내려갑니다. 조금씩 자신을 떼어내며 사라지고 있었어요. 서로의 길을 침범하지 않는다는 불문율을 지켜가면서 말이죠.

  

여기 작은 유리알로 만든 빗방울의 발을 소개합니다.

  

휴일은 잘 쉬었나요?

어제 일기예보에 비가 온다는 말은 적중했어요. 구름이 하늘은 대신하는 날입니다.

빗물의 카펫은 밟을 때마다 신발로 스며들어요. 아침이 질척거립니다. 발목이 다 젖을 때까지 산책을 하며 출근을 미뤘으면 좋을 아침입니다.

  

아스팔트 바닥으로 고인 빗물의 영사기로 건물의 비 내리는 광경을 상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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