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대신 놀이, 경쟁심 없이 경쟁의 효과를 거둔다
2024-02-13 03:54 ・ 강하단
일 대신 놀이
경쟁심없이 경쟁의 효과를 거둔다

경쟁을 무시 못하는 것은 경쟁 속에서 장점과 정체성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경쟁사회 여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경쟁없는 사회로 바로 가려 하지 말자. 실현 가능성이 낮다. 대신 경쟁하지 않으면서도 개인의 장점과 정체성이 드러나게 하는 길을 찾아보자. 다양성 구조 속에서 정체성이 드러날 수 있는 체계 속으로 초대하자.

 

경쟁 대신 재미라는 것에 관심을 가져 본다. 경쟁은 하나를 갖기 위한 노력이라면 ‘재미’는 다양성 속에서 선택한다. 재미의 ‘미’는 맛이란 뜻을 가진다. 자신이 좋아하는 맛을 선택하려면 우선 여러 맛이 있어야 한다. 다양한 맛을 갖추고 있으면 하나의 맛을 쟁취하기 위해 경쟁하지 않아도 되고 취향대로 선택하면 된다.


재미는 놀이의 기본이다. 놀이에는 지향점이 꼭 필요없다. 바로 옆 존재가 있어 관계가 형성될 뿐이다. 누군가 어떤 방향으로 가기 위한 행동 지침을 주면 놀이가 순식간에 힘든 노동이 되어 버린다.


혹시 일과 노동을 놀이로 바꿀 수 있을까? 목표를 가진 경쟁 대신 재미로 운영되는 일과 노동이 가능한지 묻는 질문이다. 축구 경기를 통해 가능성을 타진해 보자.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축구팀 중 가상의 팀을 머리 속에 떠 올려보자. 이 팀의 감독은 선수들에게 재밌는 경기 방법을 주문한다. 이런 식이다. 공을 갖고 있는 한 선수는 앞 방향에 2명, 왼쪽에 2명, 오른쪽에 2명의 동료 선수를 만들라는 것이다. 경기장의 맨 왼쪽에 있는 선수는 앞쪽, 오른쪽, 뒷쪽을 택하면 된다. 감독은 선수에게 그 어떤 다른 생각도 하지말고 오직 두가지만 기억하고 공을 차라고 주문한다. 기억할 첫번째는 상대팀의 선수와 공을 가지고 경쟁하지 말고 상대팀 선수가 오기 전에 팀 동료에게 공을 넘겨라. 두번째 기억할 것은 누구에게 넘기냐는 것인데 앞, 왼쪽, 오른쪽 이렇게 위치해 있는 6명의 동료 중 앞 방향을 우선하되 왼쪽, 오른쪽이라도 상관없고 가장 자신있게 전달할 수 있는 선수에게 공을 넘겨라. 감독은 선수들에게 말한다. “그 놀이만 하면 된다”. 그리고 감독은 추가로 말한다. 공을 갖고 있지 않을 때는 공을 가지고 있는 동료가 자신에게 공을 안전하게 패스할 수 있는 곳으로 계속 움직여라. “경기에서 경쟁해서 이기려 하지말고 공을 전달하고 받으려는 놀이만 즐겁게 해라. 나머지는 감독인 내가 알아서 하겠다”


축구경기의 공을 조금 일반화 하면 의미를 주고 받는 언어에 해당된다. 바로 옆 동료, 이웃, 우연히 마주친 사람에게 축구 경기에서 공을 패스하듯 언어를 던지기만 하면 가치가 생성된다면 목표 지향적인 경쟁을 할 필요가 없어지게 된다. 놀이가 살아갈 수단을 마련해 주는데 왜 굳이 목표를 달성하려는 힘든 일 또는 노동을 통해 경쟁하겠는가. 놀이에서 다양성에 기반한 정체성이 생긴다면 경쟁심 없이도 경쟁의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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